점수가 그리 높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당당히 말하기도 애매한 점수이기 때문에 후기를 올릴까 말까 고민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수업을 듣는 2달 동안 노력을 했고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중잘남 선생님 수업을 듣는 친구, HSK 5급 도전에 망설이시는 분들에게 참고자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1월에 본 제 시험 점수는 듣기 62 / 독해 70 / 쓰기 51 입니다. 총합 183점입니다. 보시다시피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11월 중순부터 1월 시험 전까지 수업을 들었습니다. 제 중국어 학습 기간을 살펴보면, 저는 중국어를 고등학교 2년, 대입 후 교양수준의 중국어 수업, 2013년에 HSK5급(당시180점 턱걸이) 2개월 공부한 것이 인생의 중국어 공부의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2016년까지 중국어 한 자도 본적이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잘남 선생님 수업을 들었는데, 첫 수업에서 모두가 느끼듯이 "저 사람 뭐라하는 거야. 말도 빠르지만 내 실력도 낮아서 못 알아듣겠네..."라는 생각이 들었고, 속으로는 "나 못 따겠네." 라는 생각과 절망감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돈을 주고 스터디까지 신청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수업을 듣고 스터디에 참석하여 강제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수업 첫 주는 스스로 공부했다는 생각보다는 수업 듣고 스터디 가서 단어 틀리고 벌금 내면서 '그냥' 보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2주차 때부터 뭔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스터디 가서 벌금을 냈습니다. 단어를 여전히 많이 틀렸지만, 그래도 조금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는 정도는 되었습니다. 11월 말이 되자, 스터디로 1300자 단어 다 돌린 상황이었기 때문인지... 중잘남 선생님이 내준 숙제들 전부를 건드릴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렇게 11월이 가고 12월이 되었습니다. 수업은 여러분들이 듣는 그 수업 그대로 들었습니다. 기존 스터디 사람들은 시험을 쳤기 때문에 다들 사라지고, 새로운 스터디가 조직되었습니다. 12월 스터디에서 1주차~ 2주차 때 1300자 단어를 외우고 시험을 쳤습니다. 3주차 때는 해커스 책에 있는 호응어구와, 술목 단어 들을 반복하여 외우고 4주차 때는 문제 빡세게 풀면서 4주차를 보냈습니다. 이번 스터디 때에는 그렇게 단어를 첫 달 처럼 많이 틀리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벌금도 적게 낸 편에 속했습니다. 해가 넘어가고 시험을 치는 날까지 계속 문제 풀고 단어를 외우고 듣기를 들었습니다.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합니다. HSK 아버지가 와서 가르쳐도 본인이 공부 안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스터디를 하라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스터디에 불참하면 벌금을 내야 합니다. 벌금은 누구나 내기 싫을 겁니다. 스터디에 온다는 것은 수업도 들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 생각합니다. 수업시간에 오면 공부를 안 오는 것에 비해 조금 더 하는 것일 것입니다... 

 어쨋든 수업을 나오면 공부하기가 싫어도 공부를 하게 됩니다. 실제로 2주 정도 넘어가면 수강생의 3분의 1은 사라집니다. 그리고 또 한 주 가면, 정말로 스터디 하는 사람 빼고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중잘남 선생님 스터디는 직접 매일 오셔서 관리도 해주시고, 외국인 선생님이 쓰기 첨삭도 해주셔서, 정말 관리 받고 있다는 느낌이 납니다. 또 결과적으로 볼 때, 제가 속했던 스터디에서 11월 스터디 6명 중 4명은 5급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12월 스터디 7명 중 6명은 5급 합격했습니다. 지금 밑에 합격 수기 다신 분들 다 스터디 같이 한 사람들입니다.

1. 듣기

‘본시험에서 62점 밖에 안 맞은 사람이 무슨 소리야’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평소 학원 오고 갈 때 항상 해커스 음원 파일 듣고 다녔습니다. 소리학습법에 따라 중얼중얼 하니까 신기하게도 나중엔 중국어가 들립니다. 근데 여기가 제 패착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중국어가 들리니까 정말로 대화하는 것을 들으려고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분명히 선생님은 그냥 소리만 들으라고 했는데, 저는 욕심을 부리면서 대화하려는 것 까지 다 들으려 하고, 이게 또 들리기 시작하니까 적벽대전, 와호장룡 같은 중국어 영화 보면서 따라하고 그랬습니다. 드라마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 유비 대사 외우고 따라하는 행동과 같은 수험에 필요없는 그런 짓을 했습니다. 장기적인 중국어 학습으로 보면 제가 한 행동이 옳을 수 있지만, 단시간에 점수를 따는 것이라면 그냥 소리학습법이 훨씬 효과적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2. 독해

 정말 단어 많이 알면 많이 맞출 수 있는 구간입니다. 이거야 말로 우리가 전략과목으로 채택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선생님이 만든 단어집을 다 외우고, 특히 그 부수별로 정리한 것을 숙지하면, 설령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 단어 외우는 거를 싫어했지만, 그래도 단어 암기한만큼 점수 나오는 부분이 독해라고 생각합니다.

3. 쓰기

 저는 11개 주제 문장 달달 외웠습니다. 그런데 왜 51점 밖에 안되느냐라고 물으신다면, 시험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운빨이 크다고 보입니다. 일단 어순배열은 3개 틀린 것 같습니다. 100번 문제는 태극권 단어가 안 떠올라서 그냥 단체로 운동한다고 쓴 점이 고득점을 못 받은 원인 같습니다. 그리고 99번 문제, 단어 5개 주고 글 쓰는 문제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5개 중 4개밖에 단어를 몰랐고, 심지어 그 단어들조차 앞 뒤 문맥 연결이 되기 어려운 단어였습니다. 술목 호응조차 되지 않는 단어들이었습니다. 그래도 11개 주제 모두 외웠기 때문에 중국어 하나도 못하는 제가 이 정도라도 점수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치면서...

 중국어 능력은 현재 제가 생각하는 진로나 방향과는 무관하다고 보이는 능력입니다. 그러나 훗날 어떻게 쓰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큰 목적의식 없이 그래서인지 중국어 수업 처음 들으러 갈 때 다른 수업과 마찬가지로 강사는 수업하고 학생은 수업 들어야지라는 단편적인 생각밖에 안했습니다. 그러나 중잘남 선생님 수업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느꼈습니다.

스스로 반성 많이 했습니다. 강사도 저렇게 노력을 합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좋은 자료를 만들기 위해, 자기 스스로 성취를 위해...  그런데 학생은 저 정도 노력 안하고 학원 다니니까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생각으로 날로 먹으려 합니다. 강사가 준비한 만큼 노력 안합니다. 점수 받으려면 저 같은 준비생은 더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저도 그런 사람입니다. 옛날 고등학교 때 학원 다녔던거 생각하며 날로 먹으려고 했던 것에 참 많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중잘남 선생님 수업 들으면서 진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쓸다리 없는 말이 길었는데...

중잘남 선생님 수업 들어도 후회 안 하실 겁니다. 저 같이 중국어 1도 못하는 사람 멱살잡고 가까스로 합격점수 만드는데 큰 도움 주셨으니까, 적어도 4급 따시고 정상적인 중국어 학습 과정 거친 분이시라면 충분하실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선생님 실물이 인강이나 사진보다 훨씬 잘생겼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