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저는 한 2년 이상 열심히 독학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어는 발음때문에 절대 독학하면 안 된다고 했지만
저는 취미로 배우는 사람이라 배우는 데 너무 큰 돈을 들이기 싫었어요.
학원, 인강.. 너무 비싸잖아요.
게다가 지방 소도시라 마땅히 제대로 된 학원이나 선생님을 찾을 수도 없구요.
또 한 편으로는 저 같이 독학을 해야 하는 사람들한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었어요.
독학해도 정말 좋은 발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달까.
사람들이 중국어 발음 독학에 대해 가고 있는 편견을 깨뜨리고 싶었어요.
그렇게 2년 이상이 흘렀어요.
그 흔한 중국어 교재 한 번 안 보고 오로지 인터넷에서 자료 찾아 공부했구요.
그러한 노력이 헛된 건 아니었는지
지금은 웹으로 인연을 맺은 중국인 친구들한테
자기들이 아는 한국인 중에서 발음이 가장 좋다거나
혹은 자기들이 아는 몇 안 되는 발음 엄청 좋은 사람 중 한 명이라는 말을 자주 들어요.
여기서 말만 조금 더 정확하게 하는 연습을 하면, 발음이 워낙 좋아 누구도 한국인이라는 걸 눈치채지 못할 거다 라는 말도 자주 들었어요.
아무래도 어법이나 어휘 쪽이 부족하다보니 말이 그렇게 편하게 술술 나오지는 않거든요.
그래도 저번에는 저를 모르는 사람이 중국인인지 한국인인지 헷갈려 한 적도 있긴 했어요.
근데, 문제가..
이렇게 발음만 죽어라 공부를 했더니, 그쪽은 발달했으나
회화 능력이 차이가 너무 나더라구요.
이게 독학의 빈틈이었던 걸까요?
각 부분 즉,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독해 어법
각 부분의 실력 격차가 너무 커졌어요.
이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너무 차이가 나버려서
도무지 대책이 안 서더라구요.
듣기, 읽기, 독해 쪽은 제가 느끼기에 상당히 발달을 했어요.
근데, 말하기, 쓰기, 어법 부분 실력이 현저하게 낮아요.
완전 비정상적으로 균형이 틀어져 버린 거죠.
다행히 제가 말하고 쓰는 걸 상대 중국인들이 다 알아듣고 알아볼 수는 있어요.
하지만 어떻게 해도 그들과 같이 되기가 쉽지가 않아요.
제 스스로도 제가 말하고 쓸 때, 어법이 엉망이라는 게 느껴져요.
항상 발음 엄청 좋다는 칭찬은 많이 듣는데,
그에 반해 회화 실력이 딸리니까 오히려 말을 하기가 더 부끄러워지는 거예요.
제가 지금 보다 발음이 좀 덜 좋았다면 저에 대한 상대방의 기대치가 낮아서 더 잘 말할 거 같은데,
지금 상황에서는 상대방이 저에 대해 너무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다보니 말하기가 더 꺼려져요.
발음 독학으로 잡겠다는 애초의 계획이 거의 성공은 한 것 같지만,
오히려 발음 별로 안 좋아도 말 잘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있는 팔자가 되었습니다.....
한 번 틀어진 균형을 다시 잡는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ㅠ.ㅠ